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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일과 건강에 관하여

해빙 | Having

by 서유경 변호사 2020. 7. 3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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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6. 6. 통인동 커피공방에서 주말 아침에 문득 바라본 녹색 (1)

한참 스트레스가 컸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일단은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 '운동을 하지 못해서'라고 생각한다. 운동을 못했던 이유는 바쁘기도 했지만, 그 바쁜 가운데 여러 가지 일들이 겹치면서 스스로의 생활을 조절하지 못하였기 때문이었다. 한 마디로, 스스로 계획했던 대로 무언가가 되지 아니하고 밀리기도 하고 막히기도 하고. 그 원인이야 하나씩 추적을 해나가다 보면 파악이 되겠지만, 어쨌든 요약하자면 '운동을 다시 하면 될' 문제이다.

 

그렇다면 운동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건 그냥 운동을 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내 생활과 건강을 어떻게 다스리느냐의 문제에 달려있다. 그것은 내 마음을 다스리고, 내 상황을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고, 또한 무엇을 할 예정인지. 그리고 그 이유와 맥락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는 것부터 시작이 된다. 부자연스러운 것들을 받아들이다 보니 내 몸이 축나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의 마음과 대화하는 것부터 해야 한다.

 

2020. 6. 6. 통인동 커피공방에서 주말 아침에 문득 바라본 녹색 (2)

혼자서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절실했다. 그리고 햇살을 마주하며 바람이 나뭇잎의 녹색 잎사귀들을 스치는 소리도 듣고 싶었다. 그게 소위 말하는 '힐링(healing)'일 것이다. 하지만 나의 현실은 형광등 조명을 마주하며 모니터 앞에서 타닥타닥 키보드를 치고 있으며, 심지어 금요일 퇴근을 토요일 새벽 두 세시에 해버리는 그런 변호사. 변호사야 자신이 하는 만큼 일이 진전이 되는 것이고, 나는 내 일에도 욕심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기도 하지만, 사실 지치는 감이 있었다.

 

더욱이, 업무적 스트레스는 내가 잘하고 싶어서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니 그렇다고 치더라도.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일들이 여러 가지로 터지기 일쑤였고, 그 가운데 그 일을 막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다 보니 원래의 본업이 밀리고 밀리는 경험을 하기도 하였다. 속으로는 '오, 마이 갓!'을 외치기도 했지만, 겉으로는 담담하게 처리를 하는 것도 쉽지가 않았다. 변호사라는 일이 '일이 터지지 않게 잘 관리하고 조언해주는 것'이기도 하며 '터진 일이라면 잘 해결할 수 있도록 처리해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 가운데 나 자신을 잘 보지 못하고 넘어가기도 했다는 것 정도는 인정하자. 미안하다, 나 자신!

 

2020. 6. 6. 통인동 커피공방에서 주말 아침에 문득 바라본 녹색 (3)

그래서 나는 어떻게 할 것이냐. 6월 둘째주 평일에는 무조건 요가를 하기로 할 것이다. 원래 점심시간에 요가를 다녔는데, 근 2주간 못 갔더니 내 몸이 무척 굳어있다는 것을 느낀다. 삭신이 쑤시는 느낌이다. 그래서 다시 요가를 점심시간에 가기로 하였다. 요가를 점심시간에 가려면 오전 업무를 밀리지 않게 잘 처리해야 하고, 요가를 다녀온 다음 오후의 업무를 활기차게 잘하여야 한다. 그리고 퇴근 때는 가급적이면 다시금 '따릉이' 자전거 퇴근도 할 생각이다. 그동안 미루고 미뤄왔던 운동을 다시 하고, 내 삶의 루틴을 다시금 되찾을 생각이다. 일정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 찾는 마음의 여유와 같은 것들, 그것으로 인해 지속 가능하게 일하고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 2020. 6. 7.에 작성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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