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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된 현실 메타버스(Metaverse)의 새로운 법적 문제 - 프라이버시와 데이터 보안

기술과 법 | Technology & Law

by 서유경 변호사 2021. 3. 25.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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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메타버스(metaverse)와 확장된 경험

구글에 '메타버스(metaverse)'가 무엇인지 검색을 해보면 몇 가지 정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메타버스의 개념과 정의는 고정되거나 확립된 것이 아니지만, 많은 자료들을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compound word)입니다(김상균, 《메타버스》).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 혼합현실(Mixed Reality, MR),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 몰입형 현실(Immersive Reality, IR), 확장된 현실(Extended Reality, XR) 등 수 많은 조어들을 통칭하여 메타버스(metaverse)라 부르기도 합니다.

참고로 몰입형 예술(immersive art)는 관객과 공연자 사이의 공간을 상징하는 '제4의 벽'을 넘어선 공간에 예술작품을 더 설치하여 공간을 에워싸는 듯한 무대효과를 줌으로써 관객이 느끼는 몰입감을 강화하는 예술분야이기도 하지요.

a'strict, 〈Starry Beach〉 (2020) - 사진 클릭하면 기사링크
팀랩(teamLab), 〈꿈틀대는 골짜기의 꽃과 함께 살아가는 생물들〉 (2020) - 사진 클릭하면 기사링크


2. 메타버스에서 프라이버시와 데이터 보안이 왜 중요한가?

에스파(aespa)와 아바타 - 블랙맘바(Black Mamba)

서로 다른 시공간과 인간의 몸을 접속하여 초연결되는 세계를 생각하다보면,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데이터에 대해 가장 민감하게 다룰 수밖에 없습니다. 메타버스에 필연적으로 등장하는 것이 '아바타(avatar)'이고, 그 아바타를 형성하는 가장 근본적인 아이덴티티(identity)가 바로 프라이버시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점을 잘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즉, 메타버스는 '현실과는 다른 나'라는 아바타가 활동하는 공간이지만, 그 아바타의 출발점은 '현실의 나'라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프라이버시와 데이터가 잘 지켜지지 않는 메타버스에 어느 누가 접속을 하려고 할까요? 사람이 들어와서 비로소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아바타로 형성하여 활동을 개시하여야만 메타버스 생태계가 비로소 활성화 될 수 있습니다. 

각종 윤리적 문제나 법적 이슈가 많이 지적되기도 하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코 가장 중요하고 선행되어야 하는 문제는 바로 프라이버시(privacy) 데이터 보안(data security)의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점을 잘 드러내주는 조사결과가 있습니다. 

글로벌 로펌 퍼킨스 코이(Perkins Coie LLP)에서 2020년 3월에 발간한 《2020 AUGMENTED AND VIRTUAL REALITY SURVEY REPORT》에 따르면, 스타트업, 기술 기반의 기업 및 관련 업계 컨설턴트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향후 메타버스와 관련한 법적 위험요소(legal risk)와 관련하여 가장 높은 순위로 지목된 것이 바로 프라이버시와 데이터 보안의 문제였습니다.

확장된 현실(Extended Reality, XR)세계에서 사생활, 보안 및 윤리적 문제를 다루는 국제적 비영리단체 〈XR 세이프티 이니셔티브의 창립자이자 CEO인 카비야 펄먼(Kavya Pearlman) 또한 메타버스 세계에서 데이터의 투명성과 윤리적 사용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합니다.

현실을 확장하고 현실에서는 설명하기 어려운 새로운 세계, 즉 데이터가 메타버스의 진전을 위한 연료(fuel)로 사용되는 세계에서 우리는 데이터의 투명성과 윤리적 사용에 대해 빅테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In a new world where we extend reality and defy reality, a world where data fuels the progress we make in the metaverse, we have to hold big tech accountable for transparency and ethical use of data being collected.) 

카비야 펄먼(Kavya Pearlman), XRSI 창업자 겸 CEO(Founder & CEO of XR Safety Initiative(XRSI))

 


3. '나도 모르는 나'를 프로파일링하는 메타버스 데이터

메타버스에 접속하려면 디바이스 등을 통해서 필연적으로 지금까지와는 질적으로 다른 유·무형의 개인정보가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즉, 더이상 단순히 웹사이트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가입하기 위해서 이름, 패스워드, 주소, 이메일주소 등을 제공하는 수준도 아니고, 키워드 검색을 기반으로하여 어떤 취향이 있는지에 따라서 맞춤형 광고가 제공되는 수준도 아닙니다.

만약 현실의 세계에서라면 개인 스스로 실시간 단위로 치밀하게 일기라도 쓰지 않는 이상 알기 어려운 정보들이, 메타버스에서는 실시간적이고도 자동적으로 수집될 수 있습니다. 즉, 개인이 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활동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속속들이 알아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즉, 메타버스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면 개인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했던 프로파일링(profiling)이 가능해집니다.

일단, 메타버스에 접속하면 생체인식정보(Biometric Data)가 보다 적극적으로 수집될 것입니다. 단순히 문자입력 키보드나 마우스 클릭 등으로 데이터를 수동으로 입력하는 것이 아니라 오큘러스 리프트와 같은 헤드셋을 쓰고 시선을 트래킹(eye-tracking)하는 장비를 사용하게 될 것이고, 뇌파 및 심박수 등 생체신호를 감지하는 디바이스를 착용할 수도 있습니다. 

생체인식정보는 개인의 행동정보 감정정보까지 추론할 수 있게 합니다. 가령 사용자가 과연 어떤 시간대에 무슨 행동을 하며 메타버스에 접속을 하게 되는지, 메타버스에 접속한 이후로 어디에 시선을 두고 어떤 정보를 이용하는지, 메타버스 세계에서 만난 대상에 대해 어떤 감정과 신체적 반응을 보이는지 등에 관하여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누구와 교류를 하는지를 통해 성향 및 네트워킹 그룹을 파악할 수 있고, 만약 메타버스 내에서 아이템이라도 구입하게 된다면 특정 개인의 행동이나 감정이 어떻게 상거래로 이어지는지에 관한 알고리즘 데이터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데이터들은 무수히 많은 개인들을 개별적으로 속속들이 분석할 수 있는 자료가 되는 것이므로, 데이터 관리자들이 맞춤형 빅브라더(big brother)로서 출현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하여 데이터 보안 책임이 매우 중요해집니다. 개인 스스로 인식하고 통제할 수 있는 범위의 데이터라면 기존과 같이 약관을 읽어보고 동의하는 방식으로 개인정보보호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메타버스를 이용한 서비스들의 경우 개인의 인식범주를 초월한 정보들이 수집될 것이며, 제3의 존재가 그 데이터들을 내밀하게 실시간적으로 수집하여 분석함으로써 '나도 모르는 나에 대한 정보'를 입체적으로 재구성하여 창출해낼 수 있을 때, 우리에게는 새로운 프라이버시 개념과 그에 따른 데이터 보안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게 될 것입니다.


서유경 (Yukyung Seo)

법률사무소 아티스
변호사

Blog: arteco.legal/
E-mail:
 ykseo@artislaw.pro
Website: www.artislaw.pro/


+ More +

■ a'strict, 〈Starry Beach〉 (2020)

 

Team Lab, 〈LIFE〉 (2020)

 


업데이트

2021년 8월 30일 기준 업데이트

서유경 변호사는 금융보안원 하반기 온라인 콘텐츠 교육과정의 교육자료로 "초월된 현실 메타버스의 새로운 법적 문제 - 프라이버시와 데이터 보안"이라는 주제로 콘텐츠를 개발하였습니다.


2021년 11월 30일 기준 업데이트

당해 이슈는 보다 업데이트 되어 강의로 다루어집니다. 서유경 변호사는 "확장된 현실, 경계에 선 컴플라이언스-메타버스, NFT 그리고 데이터 프라이버시"라는 주제로 제25회 해킹방지워크샵에서 강의합니다.

관련 포스팅: https://yukyungseo.tistory.com/84

 

[강의] 제25회 해킹방지워크샵 (서유경 변호사, 확장된 현실, 경계에 선 컴플라이언스-메타버스, N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아티스 서유경 변호사입니다. 이번에 뜻깊은 기회로 [제25회 해킹방지워크샵]에서 "확장된 현실, 경계에 선 컴플라이언스-메타버스, NFT 그리고 데이터 프라이버시"라는

arteco.legal

2021년 12월 7일 (화) CONCERT가 주최/주관하는 국내 최고의 역사, 최대 규모의 정보보호 사용자 축제 [제25회 해킹방지워크샵]이 온·오프라인(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동시에 개최됩니다. 기업의 정보보호 담당자의 최신 정보보호 이슈를 교류하고 협력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기회입니다.

워크샵 신청: https://event-us.kr/concert/event/39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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